펜(PEN)과 팬(PAN)의 맞선. 성공할수 있을까?(1)

2004. 12. 20. 00:08일상기록/별 볼일 없는 이야기

세상엔 여러 재밌는 카메라가 있고 그중에 하나가 올림푸스에서 만든 PEN-EE3가 아닐까 합니다.

이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하프판 카메라. 깜찍한 혓바닥 신공에 당하고 나면 누구나 이놈의 팬(fan)이 되어버리기 일수죠.

저는 전에 이놈으로 칼라네가티브 필름으로 사진을 찍었다가 심한 플레어 현상으로 인해 크게 실망한적이 있답니다(글쎄, 이렇게 빛이 분산되어 나타나는 것도 플레어라고 하는지 모르겠군요. 암튼...여기선 플레어라 하겠습니다 -_-;)

사진1 - 첫롤의 결과는 처참했다.

그래도 제가 이놈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것이 하프판이라는 점. 그리고그중에서도 가장 쉽게 구할수 있다는 점..

그래서 결심한것이 코니카 흑백 필름인 팬100과의 맞선을 주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름은 비슷한데 속궁합까지 잘 맞을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막샷에 돌입했지요.성공적인 맞선을 위해 친절하게 펜ee3의렌즈 먼지와 떼제거 샤워까지 시켜주었습니다. ^^


사진2 - 소심한 pen은 아리따운 pan과의 첫대면에서 어찌할바를 모르고있었다.


사진3 - 주사위는 던져졌다.. 부디 이쁜 결실을 가져오길 바란다.

역시 카메라와 필름의 사용기에는 사진으로 말하는 것이 제일이라지요~

샘플은 코스트코 필름 스캔을 해 실제적인 결과를 논할수 없지만, 여기서 중점으로 볼것은 먼지를 제거한 펜ee3 렌즈의 플레어정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또한 빨간혀의 압박과 그냥 찍찍감고 툭툭 눌러대는 것이 싫어, 대부분의 사진은 고감도로 설정해 의도적으로 어둡게 하거나, 조리개를 직접 조절해 찍었습니다.

사진4 - 첫 쌍큼함은 이렇게 다가왔다(iso200 조절)

사진5 - 지구는 답답하다.(F8)

사진6 - 등교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여기서 펜의 장점이 여실없이 드러납니다! 그 작은 몸체와 간단한 촬영. 신호가 곧 켜질 짧은 순간에도 교복 주머니 속에 조용히 숨겨둔 펜을 꺼내 셔터를 눌렀습니다.

실제 저는 사진을 전공할거지만, 어깨가 좋지 않아 무거운 장비를 오랜시간 들고다니지 못합니다(흑...ㅠ_ㅠ..) 이런 저에게 작고 간편한 펜ee3 같은 존재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지요. 녀석... pan100이 마음에 들었는지 사진도 잘 만들어주네요.


사진6 - 즐겨찾는 곳에 가는길입니다.

여담이지만, 집 옥상은 저에게 아주 좋은 사진촬영대자 휴식처자, 도색 작업장입니다. 요즘에는 추워서 잘 찾고있지 않은데... 남은 필름을 소진하기에 아주 좋은곳이자, 노을을 촬영할수도 있으며, 길거리 사람들을 도촬해볼수도있습니다^^; 집 현관을 바로 나서면 위와 같이 옥상에 가는 길이 있는데...비상문이라고 써있지만 솔직히 옥상 올라가서 어쩌라는 건지는..... 뛰어내려?


사진7 -셀프를 빼먹을순 없지...

셀프 촬영시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펜ee3의 셔터는 1/200과 1/40이 가변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놈이 실내에서 어둡다 보니... 1/40으로 돼 많이 흔들렸다는.... 셀프 사진은 많은데, 제대로 된게 이거밖에 -_-; 10대의 팔팔한 나이인데 원체 약해빠져서 그런지 저속 촬영시 손이 많이 떨리는 편.. -_-...(담배안펴요..술안마셔요...ㅠ_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셔터인 1/60가 아니라 아쉬울 따름입니다(현재 타카메라로 촬영시 대부분의 사진을 1/60으로 촬영합니다. 빠른거 찍을땐 빼고..^^)

사진8 - 고용된 자들.

집 바로 앞에 있는 럭셔리 아파트 주차장입니다. 아파트 평수는 대략 50~100평정도... 올림픽공원 북문 앞에는 쫙~ 럭셔리 아파트들이 있는데.... 후.... 이것들 때문에 옥상에서 올림픽공원이 보이질 않습니다. 낭패... 아침에 학교로 가면서 보니 기사들이 차를 닦고 있더군요. 흔한 광경이라는...

사진9 - 안개낀 등교길(F8~11?)

학교가는 길에 안개가 잔뜩 끼어있었습니다. 저는 안개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나를 숨겨줄수 있는 사랑스런 안개. 안개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늦은 밤에 피는 안개가 아주 낭만적이어서 좋아한답니다. 12시쯤에 안개낀 길을 걸어보시길. 은은한 가로등과 한적한 길이 여러분의 감성을 자극할 것입니다. 카메라와 연인은 필수!^^

자전거 타고 가면서 촬영한것입니다. 신기하게 흔들리지가 않았네요..;;


사진10 - 창문, 그리고 창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