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3. 22:53ㆍ일상기록/여행
2013년.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그날은
갑작스레 떠난 대천해수욕장의 촬영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이곳저곳 많이도 돌아다녔다.
대천을 떠나 보령의 도로를 달리다가 죽도라는 곳에서도 한컷하고...
그날따라 달은 더 외롭고, 으스했다.
빛 하나없는 보령의 선착장, 밤에 물이 다 빠져있어 뭍에 있는 배들의 모습이 무섭다.
사진찍는 시간도 왠지 모르게 무서웠다.
멀리있는 가로등은 훌륭한 사진소재.
가로등 사진 찍는 걸 한참동안 좋아했었는데,
학교의 교수님은 그런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셨다.
그는 가로등을 보면 으스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지않느냐고 반문하셨다.
가로등의 소중함을 못 느껴보셨던건지...
죽도를 떠나,
산에서 별을 찍을 요량으로 부안의 '금지사'로.
주차 후 야밤에 돌아다니는 길개? 들개? 아니... 그냥 밤마실 나온 한국스런 멍뭉스와 함께.
(마치 한국 고유의 개가 작아진 모습? 똥개가 아닌 똥강아지라고 해야하나)
금지사에는 요런 훌륭한 피사체도 있다.
이 날 분위기 자체가 으스하다.
연무로 인해 별은 커녕, 그 느낌은 배가된다.
촬영여행 꼬셔서 데려온 친구가 저기 사이에 보인다.
오두막의 기록중을 알리는 빨간색 LED로 인해 얼굴이 빨갛다.
밤을 지세우고,
꽃지...
뿌옇고 으스한 밤을 보내고, 마찬가지로 채도빠진 낮을 보내고 돌아온다.
이런 여행도 생각해보면 지금하기는 매우 어려운 도전처럼 느껴진다.
2013년, 보령 죽도, 부안 금지사, 꽃지해수욕장
a99, sigma24-70hsm, minolta af70-200 f4